아티스트 스테이트먼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표현의 부자유 - 그 후> 전시 섹션의 폐쇄에 관하여

2019년 8월 6일

 

우리들은 이하에 서명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참가하고 있는 세계 각지의 아티스트들입니다. 과거에 일본의 미술관에서 철거되거나 했던 작품들을 모은 <표현의 부자유 - 그 후> 전시 섹션 폐쇄에 관한 생각을 여기에 기술하고자 합니다.

 

츠다 다이스케 예술감독은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콘셉트로 <정(情)의 시대>를 선택했습니다. 거기에는 이와 같이 적혀있습니다.

 

“현재, 세계는 공통의 고민을 안고 있다. 테러의 빈발, 국내 노동자의 고용 삭감, 치안이나 생활고에 대한 불안. 유럽과 미국에서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난민이나 이민을 기피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영국이 EU로부터 이탈을 결정. 미국에서는 자국 제1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선출되고, 여기 일본에서도 근래 배외주의(排外主義)를 숨기지 않는 담론의 기세가 점점 드세어지고 있다. 원천에 있는 것은 불안이다. 장래를 알 수 없다는 불안. 안전이 위협받고,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불안.”

(츠다 다이스케 <정(情)의 시대> 콘셉트)

 

우리들 대부분은 현재 일본에서 분출되는 감정의 물결을 목격하며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참가하는 전시회에 대해 정치적 개입이, 그리고 협박마저 - 그것이 설령 하나의 작품에 대한 것일지라도, 하나의 전시 코너에 대한 것일지라도- 행해지고 있다는 데에 대해 깊은 우려를 느끼고 있습니다. 7월 18일에 일어난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을 상기시키는 가솔린 테러에 가까운 예고, 협박처럼 들리는 수많은 전화나 메일이 사무국에 쇄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개최 기간 중 우리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위해를 끼칠 수도 있는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그러한 테러 예고와 협박에 대해 강력히 항의합니다.

 

우리들의 작품을 지켜보는 관계자들과 관객들의 심신 안전의 확보는 절대적인 조건입니다. 그러한 조건 하에 <표현의 부자유 - 그 후> 전시는 계속되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열린 공공장소여야 하는 전시회가 폐쇄되어 버린다는 것은, 관객들이 작품을 볼 기회를 박탈하고, 활발한 논의를 차단하는 것이며, 작품 앞에서 느끼는 분노나 슬픔의 감정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의 방식을 상실하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부 정치가에 의한, 전시나 상영, 공연에 대한 폭력적 개입, 그리고 폐쇄라는 긴급 대응으로 몰아넣은 협박과 공갈에 대해, 우리들은 강력히 반대하며 항의합니다.

 

우리들은 억압과 분단이 아니라 연대를 위한 다양한 수법을 구사하고, 지리적, 정치적인 신조의 차이를 넘어 자유로이 사고하기 위한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고 예술을 실천해왔습니다. 우리들 아티스트는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깊이 생각하고, 입체 제작에 의해, 텍스트에 의해, 회화 제작에 의해, 퍼포먼스에 의해, 연주에 의해, 영상에 의해, 미디어 테크놀로지에 의해, 협동에 의해, 사이코 매직에 의해, 우회로를 찾음으로써, 설령 잠정적이라고 할지라도 다양한 방법론을 통해 인간이 느끼는 애정이나 슬픔, 분노나 배려, 때로는 살의마저도 상상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장소를 예술제 속에 만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들이 요구하는 것은 폭력적인 개입과는 정반대의, 시간을 들인 독해와 충실한 이해에 이르는 길입니다. 개개인의 의견이나 입장의 차이를 존중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열린 논의와 그 실현을 위한 예술제입니다. 우리들은 여기에 정치적 압력이나 협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예술제의 회복과 계속, 안전이 담보된 자유롭고 활발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를 요구합니다. 우리들은 연대하여, 함께 생각하고, 새로운 답을 도출하기를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참가 아티스트 72인

(*2019년 8월 30일 88인)